감기 기운이라 그런가..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좋을까 생각이 나질 않는다. 단지, 이 충격적인 내용을 정리해 얼른 내뱉고 싶을 뿐이다.

백수라는게,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물론 내가 먼 훗날, 안정된 직장을 잡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해야 옳은 줄로 알지만, 아직도 백수(정확히는 9년째 대학생으로 마지막 학기가 남았음)로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쪽팔린지...

아무튼.... 각설하고, 내가 저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백수로서 나름대로의 많은 생각을 들여 나의 꿈과 미래, 그리고 게임이라는 분야, 게임 기획등에서 많은 생각을 할수 있는 계기가 된듯 싶다.

많은 점에서 궁금한 것들이 많고, 많은 점에서 이루고 싶은 것도 많으며, 많은 점에서 불만도 많았다.

"왜?"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많은 것들이 머릿속을 맴돌고 맴돌아 어떤 것은 해답을 찾고, 어떤 것은 해답을 찾지 못한체 공허한 메아리로서만이 나의 머리에 헤드샷을 날려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화두가 되었던 문제는 바로 "게임의 위치" 에 대해서 였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 게임을 단순히 시간 떼우기, 혹은 아이들이나 하는 것, 혹은 시간 낭비라는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주 극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쓸데없다 라는 것.

책은 지식의 보고로 불리우고 있으며, 음악가들은 삶을 노래하고, 영화가들은 인생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렇다면 게임은?

면접 봤을때의 어느 한 면접관이 생각난다. 게임은 재미있으면 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아니 오히려 그게 문제이다. 그게 현 국내 게임 시장의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게임 랩 이라는 회사, 다이너 대쉬라는 게임, 이승택이라는 분. 모두 오늘 처음 들은 익숙치 않은 고유명사들이다. 하지만, 지금 이들의 이야기속에 나름 충격먹고 있는 나를 보고 있다.

왜 게임은 영화나 음악, 혹은 책처럼 생각할수가 없을까. 왜 게임으로 인생을 배울수는 없을까, 왜 게임은 좀더 다방면으로 많은 것들을 소화할수 없다고 생각을 할까.

하지만, 그러한 나의 의문들에 약간의 해답을 제시한 그들이 바로 위에 있는 이승택이라는 분이다.

인디 게임을 전문으로 다루는 블로그, Pig-Min : Post Inde Gaming에 수록된 이승택이라는 분의 인터뷰에서는 많은 면에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다음은 인터뷰의 일부분.
5. 게임랩은 단순한 캐주얼 게임 회사가 아니라, 그 외에도 비영리 활동 / 방과후 활동(After school program)에 관련된 일도 하고 계시다 들었습니다. 그에 관해 간단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게임랩은 일반적으로 게임 개발사들이 특정 게임 개발을 위해 펀드를 받아 회사를 시작하는 것과는 달리, 새로운 매체로서의 게임의 가능성에 흥미를 갖고 그 가능성을 Explore 해 보기 위해서 시작한 회사입니다. 그 일환으로 상업 제품이 갖는 제한을 벗어나기 위해서, 일반적 상업용 게임의 제작 이외에도 여러가지 환경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회사 유지에 중요한 주 수익원은 케주얼 게임 시장용 게임 개발입니다만, 그 이외에 미 술관 전시 작품으로의 게임 제작, 비영리 단체와 함께 사회 문제를 다루는 게임의 제작, 고등학생등 학생들을 상대로한 교육 프로그램, 학사 - 석사 과정에서 게임 개발과 게임 디자인 이론에 관한 강의, 게임 디자인 관련 책과 기타 저술 활동 등을 하면서, 게임의 가능성에 대해 이론적 - 실천적인 여러가지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작년 5월에 부터 미국 맥아더 재단에서  펀드를 받은 프로그램은, 미래에 필요한 중요한 Media Literacy의 한부분으로 게임플레이를 통해 Game Design을 가르치는 게임을 제작 하고 있습니다. 펀드의 규모는 미국의 재단에서 게임쪽으로 나온 펀드로는 그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미있는 것은 게임이 단순한 오락물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매체로써 갖는 긍정적인 역할에 사회적인 관심과 이해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작년에 Global Kids라는 비영리 단체와 협력해 제작한 Ayiti(하이티)라는 게임은 경제적인 빈곤이 인간의 권리인 기본 교육에 주는 어려움에 대해 다룬 게임으로, Games for Change 게임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2007년 Games For Change Festival에서 Best Awareness-Raising Game 으로 뽑혔습니다.

매체로서 더 많은 가능성을 찾아보고 활발한 활동을 하기 위해, Gaming Literacy를 핵심으로 한 Gamelab Institute of Play라는 비영리 자매 회사를 올초 설립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설명드리고 싶은 것은, 저희가 이야기 하는 유익한 게임이라는 것은 에듀테인먼트류의 게임의 형식을 한 교육 매체가 아니라 게임 자체가 가지고 있는 교육적이고 유익한 부분을 게임 그 자체를 통해 전달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데, 우선적으로 준비하는 프로젝트는 2009년 가을을 목표로 뉴욕에 게임 테마 중-고등학교의 설립입니다. 현재 미국도 주입식 암기식 위주의 교육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준비하는 학교는 게임 개발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라, 게임 디자인을 통해 학습 효과를 늘려 좀더 창의적인 교육을 하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죠.

이런 다양한 활동 덕분에 게임랩은 단순한 케주얼 게임 회사가 아닌 독특하고 미래지향적인 Game Design회사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가 끔 제가 한국을 찾아 한국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거 돈은 안되겠네요. 돈은 못벌겠어요...' 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 특유의 지금 당장 빨리 뭘 하라는 문화적 차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직접적으로는 연관이 없어 보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다양한 활동이 타회사와 차별화 시키고 독립적으로 꾸준히 성장하며 현재의 지명도를 쌓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으니, 좋은 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예전 회사에서 일하며 알게 된 분은, 돈 벌 생각이면 이쪽으로 오지 마라 라고 단호히 이야기 해주셨다. 돈을 번다.... 얼마나 돈을 벌어야 나는 만족할 것인가. 어차피 생각이란 끝이 없는 것이고, 욕심 또한 끝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난 이러한 생각들을 하지 않는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없는 만큼 좋고, 그러면서 사는게 인생 아닌가.

게임을 생각하다, 이런 것들까지 생각하고, 그러면서 더욱 머릿속이 복잡해져버렸지만 그래도 한가지 확실히 결론을 내린 것은 단 하나. 게임과 관련되서는 열정적으로!!!

게임제작은 열정만으로 할수는 없지만, 열정이 없으면 또한 못하는 것이 게임이며, 게임제작이다.

... 쓰고 보니, 역시 감기 기운이라 내가 무슨 이야기를 썼는지, 혹은 이야기가 서로 연계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척 의문이다. 아무튼, 이러한 사람을 알게되서 참 다행이며, 뭔가 어렴풋이 목표가 생길 것도 같다.;;
Posted by Young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