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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1.23 The Hero...Kobe Bryant

사람들은 예부터 영웅을 꿈꿔왔다.

아주 오래전, 글이란 것이 사람들에게 주어지기 전부터 입에서 입을 통해 사람들은 영웅을 만들어 냈고, 영웅이 되어왔다.

지금은 하나의 문학으로 자리잡아 대대손손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영웅신화들이 여기에 해당할것이다.

현대 사회는 점점더 삭막해지고, 개인주의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바빠지고, 획일화되어가는 일상이 점점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서 영웅이란 공상과학영화나, 판타지소설류에서나 나오는 일종의 상상의 매개체가 된지는 오래다.

하지만 그들은 영웅을 원한다. 상상속에서나 등장해서 괴물을 물리치고, 공주를 구하는 그런 허구맹랑한 영웅이 아닌 현실세계에서 우리들에게 웃음과 환희, 감동을 선사해줄 그런 영웅말이다.

2003년 어느 날, 미국의 주요일간지 세곳에 실린 광고하나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Dear Basketball 로 시작되는 이 편지형식의 광고는 자신이 그동안 몸담았고, 이루어낸 업적에 대한 회상과 고마움등의 내용이 실려있었다. 02-03 시즌을 끝으로 NBA 를 은퇴한 "농구 황제" 영웅 마이클 조던의 편지였다.

마이클 조던의 은퇴는 NBA 로서는 상당한 거대 태풍을 맞은 거나 다름없었다. 농구황제로 대표되는 마이클 조던의 은퇴. 그리고 80년대 NBA 의 중흥기를 이끌어낸 수많은 영웅들중에 마지막으로 남은, 그것도 NBA의 역사를 흔들어 놓은 영웅의 은퇴.

마이클 조던의 은퇴는 NBA 에서 영웅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NBA에서 영웅이 사라진다는 것은 NBA가 흥행면에서는 큰 위기가 도래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NBA 관련 매체들은 포스트 조던을 찾기위해 연일 혈안이 되어 기사를 쏟아붓고 있다.

많은 인물들이 거론되었다. 지난 몇년간 득점왕을 독식한 "The Answer" 앨런 아이버슨, 혜성같이 등장하며 NBA 3년차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King" 르브론 제임스 등 현재 NBA 를 호령하는 수많은 명플레이어들의 이름들이 거론되었지만 모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아직은..." 이라는 단서를 달아 그들의 활약을 좀더 두고보기를 원하고 있다.

Kobe Bryant. 이 선수 역시 그런 수많은 명 플레이어들중에 하나이며, 포스트 조던에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는 조던만큼의 그릇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

내가 이 선수를 처음본게 아마 1996년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당시 게임이란 매체등을 통해 NBA 에 대한 관심이 무척이나 높아져 있던 나는 무심결에 "NBA 96-97"(장원구 지음, 미래사) 이란 책을 사게 된다. 워낙 야구나 축구, 그리고 농구등에 데이타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좀더 다양하고 많은 플레이어들을 알기를 원했었기 때문이다.

난 그중에서도 Lakers 팀을 특히나 좋아했는데, 아마 그는 게임 "Lakers VS Celtics" 라는 농구게임때문이 아닐까 싶다. 거기서 나오는 노란색 유니폼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아무튼 그 책을 사자마자 나는 자연스레 Lakers 팀을 찾게 되었다. 당시엔 샤킬오닐이 올랜도에서 막 Lakers 로 이적했던 시기이며, 당시의 키 플레이어로는 세드릭 세발로스와 에디 존스 닉 밴엑셀, 엘덴 캠밸등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나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조우하게 되었던 것이다.

1라운드 13순위로 샤롯 호넷츠에 지명되었다가 바로 LA Lakers 로 트레이드가 된 그는 고교시절 엄청난 커리어로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NBA에 지명되기 전 고교시절 기록은 평균 30.8득점에 12리바운드 6.5어시스트. 팀은 31승 3패. 고교 3년 동안 통산 2,883 득점을 기록, 전설의 센터 월트 체임벌린의 고교 기록 2,359 득점을 가볍게 깨버린 선수로 이 기간동안 팀은 77승 13패를 기록한 내용등이 적혀 있었다.

난 이 내용들을 보고 이 선수가 훗날 LA Lakers 를 이끌어 가고, 또한 다시 LA Lakers 를 일으켜 세울거라는 기대를 했었다. 당시엔 NBA 에 대해서 폭넓은 지식을 갖지도 못해서 잘 알지를 못했지만, 월트 체임벌린 이란 선수만은 확실하게 기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선수를 뛰어넘었다는 부분에서는 아주 강한 확신을 할수가 있었다.

참고로 월트 체임벌린은 NBA 에서 한경기 100점을 기록한 전설적인 센터로 기록되어지고 있다. 물론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2m 13cm 이라는 장점을 이용했기에 많은 폄하를 하는 인물도 있지만, 그래도 100점은 아무나 할수 없는 거라 여겼기에 나에게 그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아무튼 나는 그 책에서 코비라는 인물을 처음 보게 되었고, 당시 국내에선 그리 자주 접하기는 힘들었던 NBA 소식을 통해 가끔 그에 대한 소식을 들을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첫 시즌을 에디 존스의 백업으로 뛰면서 7점대라는 당시 나의 예상과는 너무나도 틀린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해 신인왕은 동기인 "The Answer" 앨런 아이버슨에게 돌아갔다. 간혹 그가 NBA 올스타전의 일환으로 열린 루키챌린저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다는 소식도 들었지만, 개인 사정으로 그렇게 귀담아 들을 형편이 아니었던 지라, 간혹 간혹 소식만 들었지 힘들게 소식을 찾지는 않았다.

그리고 내가 NBA 에 관심을 가질수 있을 만한 여유가 생기게 되었을때, 그는 이미 NBA 에서 포스트 조던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인물로서 NBA 를 호령하고 있었다. 나의 당시의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해준것이다.

그가 이번 올시즌에 일을 저질렀다.

05-06시즌 1월 22일 토론토와의 경기, 한 경기 81득점. 올해 그는 물만난 물고기처럼, 굉장한 골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작년 12월엔 이미 한경기에서 3쿼터까지만 뛰고도 62점을 올린바가 있다. 그리고 한달만에 다시 그의 커리어 하이인 81점. NBA 전체를 통틀어 한경기 최다득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

그의 오늘 활약은 그동안 그를 이기적이다. 라며 비난하던 이들을 순간 침묵하게 만들었고, 그들에게 이기적이다라는 말대신 코비라는 말을 연호하도록 만들었다. 그순간 영웅이 재림한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NBA 팬들도 영웅을 고대하고 있다. 아직은 그런 영웅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앨런 아이버슨이나,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등을 보면서 그들이 영웅으로 다시 나타나는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 그렇기에 코비 브라이언트의 한경기 81득점은 그를 그 순간 영웅으로 만들었다. 그를 이기적이다라고 했던 사람들도 그 경기만큼은 그를 영웅으로 생각했다. 그는 누가 뭐래도 그날만큼은 확실한 영웅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직은 시즌중이라 어떠한 결론이 내려질지 모르겠다. 오늘만큼은 확실히 그는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마이클 조던과 대등한 영웅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나는 그가 좀더 발전하기를 바란다. 그가 한경기에 몇점을 넣기 보다는 LA Lakers 를 이끌수 있는 리더가 되기를 바란다.

아직.. 갈길이 멀었다. 코비....

p.s 하지만 오늘 경기는... 정말 crazy mod 였다.... 굉장함;;

Posted by Young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