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계란/보호관찰소 - 시즌 7 Part. 2'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5.10.20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1
  2. 2015.05.12 시작이 반
  3. 2015.05.09 앞으로 잘 살면 되는 거야.
  4. 2015.02.16 고독함
  5. 2015.01.07 당신이 나한테 해준게 뭐냐?
  6. 2014.10.26 직업병
  7. 2014.10.07 결혼
  8. 2014.08.04 피해자와 가해자
  9. 2014.08.04 금일의 보호관찰
  10. 2014.05.30 치킨 치킨 치킨

자신들의 업무를 조금씩 떼어주더니, 이제는 전부다 그냥 나보고 하란다. 안그래도 힘들어죽겠는데.... 짐짓 생각해주는 척 그 가식에 짜증과 화가 무척 났다....


욕도 한사발하고, 벽을 주먹으로 세게 치기도 하고, 짜증과 화가 무척많이 났다...


그러다 보인 게 나보다 더 한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는 동료들의 모습이었다.


그 동료들도 짜증이 나지 않을까? 화도 나지 않을까?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지.....더 힘들텐데 말이지....


그리고 잊고 있던 게 생각이 난다.


"끝까지 웃는다... 왜냐... 최후의 승자는 웃는자니까..."

Posted by Young79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시작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이제 임용된지 1년이 지났고,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지났는지, 달력을 봐야만 그 속도감이 느껴질 정도로 정신이 없다.


보호관찰소에서의 일은 생각보다 재미있었으나, 그 재미만큼 그 일들이 갖고 있는 무게감은 꽤나 크다. 하루 하루 정신없이 벌어지는 일들이 갖는 중요성은 미처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가치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수강과 사회봉사라는 업무를 거쳐 비로소 보호관찰이라는 업무를 처음 맡게 되었을 때의 그 긴장감을 아직 잊혀지지가 않는다. 떨림, 혹은 설렘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 때, 물론 수강과 사회봉사가 갖는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보호관찰소에서의 메인은 당연히 보호관찰이었기에, 그 일을 실제 한다는 것에 대해 그 긴장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지만.. 앞으로 20여년간 하게 될 일의 진정한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했으니까...


그런 풋내기 앞에 "살인"이라는 재범확정 코드는 쉽게 감이 잡히지가 않았었다.


이제야 인수인계를 받아 아직도 한번 본적 없는 내 대상자...

어느샌가 구속되어 있어 무슨일인지 궁금했던 내 대상자...

그리고 재범확정코드에 선명히 적혀있던 죄명 "살인"


술을 마시고, 평소에 자신을 무시하던 선임의 머리를 망치로 쿵!


참 많은 생각이 들었었던 것 같다. 아직 보호관찰에 보자도 모르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며, 나는 보지도 못한 사람인데....참 우왕좌왕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전 그 사람은 징역 9년이 확정되었다.


1심의 판결에 굴복해 항소를 했으나, 기각되었고, 대법원에 상고까지 하려고 했으나, 결국 상고취소를 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으나.... 인정해야 할 수 밖에 없었겠지...


나의 보호관찰 시작의 첫 재범자 죄명은 "살인"


시작이 반이라지만.... 반이 벌써 이런데.... 나머지 반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참 험난하다.


Posted by Young79

가석방이 되어 나온 아저씨가 있어. 

비록 교도소에 다녀왔지만, 그래도 나름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점 여러곳을 운영하고 있었고, 가족들도 화목한 그런 아저씨였지... 


오늘 그 아저씨와 심층면담을 진행했지. 그 말미에 이런 말을 하더군. 비록 자신의 실수지만 교도소 갔다와서 너무 힘들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담당관은 나같은 사람 많이 봤으니까 이야기좀 해주라...


솔직히 나보다 연배가 있으신 분에게 어떤 조언을 한다는 게 내키진 않았는데... 그냥 한마디 했어...


앞으로 잘 살면 된다고..... 조금 실망하던 눈치더군... 


맞아.. 뭔가 대단한 명언을 생각했었는데, 나온 말이 기껏 잘 살면된다는 말이라니... 너무 평범하잖아...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답을 뭔가 특별한 것에서 찾으려고 해. 

아주 평범하고 흔한 것에서 많은 답을 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애써외면하려고 하는 것처럼....


다른 가석방자들의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들은 지금의 현 생활에 대해서 매우 만족해 한다고 말이지. 

왜냐면 교도소에서는 몰랐는데 나오고 보니까 가족들이 있고,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술한잔 하면서 지내는 이런 평범한 것들이 너무 행복하더라는 거야. 


교도소를 갔다온 사실은 없어지지 않고, 전과 기록도 아마 평생 따라다니겠지... 

그래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전과기록을 지울 수 있을까? 교도소를 갔다 온 사실이 없어지나? 

아니 그럴순 없어. 지나간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그러니 이제 가족들 잘 챙기고, 본인 행복 잘 찾아서 앞으로 잘 살면 된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제서야 조금은 밝아지더라고..


머.. 어차피 오래지 않아 잊혀지겠지만.....


실은 나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 앞으로 잘 하자...


특별하지 않은 답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답이기도 하니까...

Posted by Young79

이건 범죄자의 인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건 가해자에 대한 동정심을 호소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단지 한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가진 것은 몸 하나. 집도 없고, 가족도 없다.

고아원에서 자랐기에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다.

9년간 만났던 여자는 다행인지 혹은 당연한 건지 자신보다 더 나은 조건의 남자를 만나 떠났다.

수중에 남은 것은 빚 5천이지만, 이로 인해 신용불량자. 그리고 블라블라블라....


분명 나는 확신한다. 이보다 더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그것보다는 문득 들었던 생각.

"이 세상에 나만 남겨져 있다." 는 기분 혹은 감정 들..... 솔직히 알고 싶지는 않다.

분명 공허하고 허무하고, 외롭고, 쓸쓸할... 혹은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무심한 감정이리라.


그래... 나는 알고 싶지 않다.


그는 평생 그런 느낌에 무심해져있다.


단지 한 인간이 느끼고 있을 그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Posted by Young79

보호관찰을 받는 아이의 클래스..

자기 아버지 차를 돈받고 팔아버림..... 한마디로 대포차

지금은 헤어진 계모의 차열쇠도 구해다가 역시 돈받고 팔아버릴.....려다가 키만 빼앗기고 사기당함


여기까지만 듣는다면 참 어이가 없다못해 헛 웃음만 나온다...


아빠는 영문없이 날아오는 주차딱지며, 벌금 고지서며.... 보고 화가나서는 가출했던 아이의 소재를 파악한 후 보호관찰소로 신고했다... 잡아가라고...


여기서 참 신기한게.... 소재파악된 여자친구 집에 찾아갔더니 아무도 없더라... 그래서 어떻게 고민할까하는데.... 신기하게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것 같더라....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녀석을 구인하여 수정을 채우려던 찰나.... 거침없이 날아오는 아버지의 뺨따구와 하이킥, 머리를 쥐어뜯고....... 영영 교도소에서 못나오게 할꺼라면서.....


아버지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그런데... 울면서 울부짓는 그아이의 한마디가 더 울림을 주더라...


당신이 나한테 해준게 뭐냐고-

당신이 나한테 관심이나 가져준 적 있냐고-

당신이 뭔데 이러냐고-


오늘 하루 종일 이 울부짓음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상대적일 게다..


부모는 부모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 테고...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만족도 못했을 테고...


그래... 모두가 잘못이고, 모두가 실수투성이다.


다만... 나에겐 그 아이가 느꼈을 상실감과 상처가 조금 더 가슴에 다가왔을 뿐이다.

Posted by Young79

1. 치과에 갔다... 보통 한달에 한번 방문하면서 잇몸치료를 했었는데... 이번 주에 갔더니.... 다음 잇몸치료는 두달 후에 할께요... 라고 한다....


집에 오면서 드는 생각은..... "일반" 이군....


※ 보호관찰을 받게 되면 심층면담 후에 보통 3가지 등급으로 지정된다. 

집중(일반) 은 1주일에 한번 면담을 하게 되며, 이는 3개월까지 유지된다. 이후 2주일에 한번으로 하향 조정이 가능하며 집중(일반) 등급은 최소 5개월 이상은 유지하게 되어있다.


주요로 지정받게 되면 한달에 한번 보게 된다. 또한 분기마다 출장을 나가야 되서 3달에 두번은 출석, 한번은 출장을 나가서 면담을 하게 된다.


일반은 두달에 한번 면담을 하게 되는데....한달은 전화로, 나머지 한달은 출석으로 면담을 진행하게 된다.



2. 죄를 지은 사람... 다시 말해 범죄자들을 상대하다보니 드는 생각은.... 똑같은 사람이라는 거... 솔직히 판결문을 받기 전까지는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죄를 지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길을 지나가다 지나치는.. 혹은 마주치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도....?"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호관찰을 받는 사람들 대부분이 주위에 알려지기를 꺼려한다는 점까지 고려해본다면....


바로 당신이 아는 그 누군가가 실은 지금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


실제 내 아는 지인 중에 어렸을 때 보호관찰을 받은 사람도 있고... 

또 다른 지인은 자녀가 보호관찰을 받았던 케이스도 있다....


범죄자... 어쩌면 실은 종이한장 차이일 뿐일지도.......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Posted by Young79

결혼을 왜 한 것일까? 


서로 사랑을 한 것일까? 아니면 그저 생겨버린 아이 탓에 해버린 걸까?


결혼을 한다.


남자는 무엇을 원하는 것이었을까?


여자는 무엇을 원하는 것이었을까?


그건 알 수가 없다.


남은 건 서로에 대한 실망과 가슴 깊이 패여버린 상처, 원망 뿐


그리고 보호관찰 6개월



어느 한쪽이 심하게 거부를 한다면...... 왜 자기를 거부 하는 것일까.... 내가 잘못한 것이 있는가.....

이런 고민을 해보았으면 싶다.


술먹고 행패부리고 수시로 폭력을 휘두르고, 칼로 찌르고, 협박문자를 날리고....


누가 같이 살고 싶어할까? 누가 그를 부모님이라고 부르고 싶어할까?


뿌린데로 거두는 법이다. 더이상 비극이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랄뿐

Posted by Young79

소년 수강에 쓸 자료를 보다가... 발견하게 된 만화책 사형수 042에서의 장면 하나..



나는 여전히 피해자의 인권이 가해자의 인권보다 더 중요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들을 대하자면 그들에게 정이 생기기도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케이스도 수두룩 하지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던가... 아주 흔하디 흔한 오래된 격언이..... 정말 오랜만에 다시끔 피부로 와닿았다.

Posted by Young79

case 1

한 형제가 있었다. 그리고 그 둘에게는 남겨진 재산이 있었다. 결혼한 형은 동생을 윗집에 데리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윗집에 살던 동생네 집에 문제가 생겼다. 물이 나오지 않게 된 것... 


왜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인지.. 이를 조금 고쳐달라고 하소연을 해도 묵묵부답에 형.... 


화장실 변기는 막혀서 냄새가 며칠째 나기 시작하고, 밥도 제대로 지어먹기도 힘든 상황...


그러다 한참이 지난 어느 야심한 밤에 형이 한번 올라와서 보더니 구역질하고 나가버린다.... 그리고는 역시 묵묵부답...


이에 상심과 좌절을 느끼던 동생은 술을 마셨던 어느 날.... 형네 부부에게 가 행패를 부린다...... 


결국 이 행패에 대한 답... 보호관찰 2년... 


그냥 말로만 "죽여버린다" 고 했는데 협박죄 성립....



나는 어느 누구의 편도 들고 싶지는 않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형제라는 사실.... 

형제라면.. 내가 알고 있는 형제라면.. 여기까지 가는 건 옳지 않다...


동생은 자기 재산까지 모두 가져가기 위한 형수의 계략이라고 생각하는 듯....


뭐가 사실이든.... 형제는... 그 날부터 더이상 형제가 아니게 되었다....



Case 2

절도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초6.. 그리고 그 아이의 조사를 담당하게 된 나.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아버지랑 통화하고 이것 저것 살펴보다 알게 된 것...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혼을 했고.. 일이 바쁜 아버지는 아이를 키울 수 없어서 쉼터에다가 맡긴다.


쉼터에다 맡기는 것도 모자라 주민등록 주소지를 아예 옮겨놓고 호적을 파버렸다는 식으로 말한다.


아이와 함께 출석을 해서 면담을 해야 한다고 하니, 그 쉼터에다가 허락을 맡아야 한단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 모르고 더이상 아이를 키울 의지가 없어보인다.


이 아이는... 어떻게 될까???


이제 초6이다.... 이제....

Posted by Young79

엔지니어들에게는 전설적으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코딩을 하다 잘 안풀려서 그날 일을 마무리 하고 치킨집에가서 그 코딩한 것에 대해서 동료들과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 치킨집 사장님이 그 코딩 문제를 해결해 버린 것;;;


이 이야기의 교훈(?)은 엔지니어의 마지막 레벨은 치킨집 사장이라는....


이 이야기는 일종의 도시전설로 내려오는지 외국에서는 



이런 동영상이 있고...


엔하위키에는.. 


어떤 IT 강국의 치킨집 사장님


요런 글도 있음....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오늘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대상자가 한명 왔더랬다. 죄명은 국민체육진흥법위반.. 학력을 보아하니 전산학과를 졸업했더랬다. 알고보니 스포츠 토토의 불법 사설 서버 관리자였던 것. 현재 하고 있는 일은 한 조그만 자영업을 하고 있는 분..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40세가 넘어서도 계속 필드에서 뛰고 싶었는데 써주는데가 없었고 결국 전직을 했는데, 어찌하다 엮여버린 케이스였다. 대부분 40세가 넘어가면 자기 뜻과는 달리 관리자가 되어버리니까....


분명 다른 길도 있었을 테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결국 사회봉사처분을 받은 범죄자라는 타이틀.... 이런 케이스가 은근히 꽤 된다는 것도 문제.


이 사람을 두둔할 생각도 없고, 이를 전체화 시킬 요량도 없다. 다만 뭔가 모를 씁쓸함이 남을 뿐...


 모든 IT 업계 엔지니어들이 좋은 대우를 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Posted by Young79